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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르트르 연구회는 1994년 11월 발족하였다.
이 모임을 만들었을 때 우리의 포부는 조촐한 것이었다. 우리는 어떤 집단적인 견해나 주장을 내세우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는다. 우리가 겨냥한 것은 도리어 각자의 상이한 입장과 관심을 피력하고, 그럼으로써 서로 절차탁마의 기회를 갖자는 것이었다. 우리의 조촐하지만 깊이 있는 연구와 토론은, 사르트르가 심지어 그의 오류와 좌절을 통해서일망정 안팎으로 진정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회유의 지성인임을 증명해 나갈 것이다.

사르트르가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1948년경이며, 이때 그의 존재를 알리는 데 공헌한 분으로서 우리는 양병식(梁秉植) 선생을 기억하고 있다. 선생은 <사르트르 문학의 독해를 위한 산고>에 포함된 많은 글을 통해서 사르트르의 사상과 문학이 엄청난 산맥들이며, 그 전후의 문학, 철학, 정치적 사건에 비추어 심대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그 후 한국에서의 사르트르 연구는 1960년대 후반 이후의 구조주의 및 탈구조주의의 물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어져 내려왔다. 수많은 소개서와 번역 외에도, 신오현 지음 <<자유와 비극>>(문학과 지성사, 1979), 김치수·김현 역음 <<사르트르의 문학적 세계>>(문학과 지성사, 1989), 김화영 엮음 <<사르트르>>(고려대 출판부, 1990), 박정자 지음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상명대 출판부, 1991)는 괄목할 만한 성과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사르트르를 주제로 한 박사 학위 논문도 10여 편에 이르고 그것들은 모두가 이 희대의 사상가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시도한 값진 노력의 결정이다.
우리가 1994년 말 '한국 사르트르 연구회'를 결성한 것은 그의 사상이 가질 수 있는 의의가 그를 뒤이어온 사람들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결코 지양된 것이 아니라는 공통된 인식에 의거하면서 그 연구를 이어나가려는 뜻에서였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어떤 동일한 입장이나 주장을 내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루어온 것은 오직 각자의 견해를 서로 피력하고 보충하고 비판하는 절차탁마의 포럼이다.
  한국 사르트르 연구회를 대표하여 정명환
[<<사르트르와 20세기>>(문학과 지성사,1999)의 머리말 중에서]